앞이 잘 “안 보인다” 던 어머니, 이유는 따로 있었다 (17)
■ “눈이 안 보인다”는 말
어머니가 어느 날부터
눈이 잘 안 보인다고 하셨다.
불편하다고 하셔서
병원에 가자고 했더니
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셨다.


■ 끝까지 고집하신 병원
어머니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
수영로터리 쪽 병원이 있었다.
우리 집에서는 차로 30분이 넘게 걸렸지만
그 병원이 아니면 안 가신다고 하셨다.
이럴 때 보면
나보다 더 또렷하고 확고하셨다.
■ 검사 결과는 ‘이상 없음’
예약을 하고 찾아간 병원에서
여러 검사를 진행했다.
결과는 의외였다.
- 노안은 있지만
- 당뇨 관리도 괜찮고
- 백내장 수술도 잘 되어 있고
👉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.
그런데도 어머니는
계속 “안 보인다”고 하셨다.
■ 답답함 속에서 반복된 방문
이런 상황이
두세 번 반복되었다.
검사에서는 이상이 없고
어머니는 계속 불편하다고 하시고
나는 점점 답답해졌다.
■ 뒤늦게 알게 된 이유
어느 날 문득
이유를 알 것 같았다.
어머니는
눈꺼풀이 많이 처져 계셨다.
병원 검사할 때는
눈꺼풀을 들어 올린 상태로 보니
잘 보이는 것이고
평소에는
시야가 가려져서
잘 안 보이셨던 것이다.
■ 의사의 설명
담당 의사에게 여쭤보니
그게 원인이 맞다고 했다.
다만
연세가 85세이시고
당뇨도 있으셔서
쌍꺼풀 수술을
쉽게 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.
그래도
불편하다면
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.
■ 결국 수술을 결심하다
집 근처 서면에는
성형외과가 많았다.
몇 군데를 돌아보면서
상담을 받았다.
어머니는
특히 친절하고 자상한
남자 의사를 더 신뢰하시는 것 같았다.
■ 까다로운 준비 과정
연세와 당뇨 때문에
수술 준비 과정은
생각보다 까다로웠다.
그럼에도
어머니는 수술을 결심하셨다.
■ 기다리던 시간, 그리고 웃음
수술을 기다리며
대기실에 앉아 있는데
어떤 모녀가
나를 보더니 말했다.
“어머, 여기서 쌍수 하신 거예요?
너무 자연스럽게 잘 되셨어요.”
했다. 그나마 내가 자신 있는건 눈인데 성형이라니
나는 조금 퉁명스럽게 대답했다.
“저는 자연산인데요.”
■ 두리의 한마디
그때였다.
수술을 마치고 나온 어머니가
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말씀하셨다.
“니가 횟감이가? 자연산이라고 하게.”
■ 웃음으로 남은 기억
그 순간
대기실에 있던 사람들까지
다 웃음이 터졌다.
힘들었던 과정이었지만
그 한마디 덕분에
기억은 웃음으로 남았다.
■ 지금 생각하면
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불편함은
단순히 ‘노화’로만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.
어머니의 경우도
눈이 안 보인다는 말 뒤에는
분명한 이유가 있었다.
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
덜 답답했을지도 모른다.


■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
부모님의 말은
단순한 불평이 아니라
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.
그 신호를
놓치지 않는 것이
가장 중요하다는 것을
그때 배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