치매

생신날, 어머니는 왜 화를 내셨을까

blueduri 1 2026. 3. 30. 17: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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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리여사님의 생신

그날은 어머니 생신날이었다.

이상하게도
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

이모님들, 경로당 친구분들, 친척들까지
많은 손님들이 다녀가셨다.

 

생신날, 어머니는 왜 화를 내셨을까

 

■ 하루 종일 이어진 상차림

 

우리 가족은
하루 종일 부엌에서 살았다.

  • 팔보채
  • 잡채
  • 미역국

차리고 치우고
또 차리고 치우고

주택이라 더 바빴고
정말 하루 종일 동동거렸다.

 

■ 모든 손님이 돌아간 후

 

밤이 되어
손님들이 모두 돌아가고

우리 가족만 남았다.

그때 어머니는
벽을 등지고 누워 계셨다.

 

■ 예상치 못한 말

 

“어머니, 씻고 주무셔야죠.”

그랬더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.

“내가 내 생일날 하루 종일 굶어야겠냐?”

순간
모두가 멈췄다.

 

■ 분명 같이 드셨는데

 

우리는 당연히
어머니가 식사를 하신 줄 알았다.

늘 같이 드셨고
그날도 분명 같이 드신 것 같았기 때문이다.

하지만 어머니는
끝까지 안 드셨다고 하셨다.

 

■ 결국 다시 차린 밥상

 

어머니는 점점 화를 내셨고
우리는 결국 다시 식사를 차렸다.

하지만 이미 손님들이 다녀간 뒤라
상은 처음보다 초라했다.

 

■ 더 크게 터진 화

 

그걸 보신 어머니가
불같이 화를 내셨다.

“남은 찌꺼기 주는 거냐!”

그 말에
나는 마음이 무너졌다.

 

■ 그때는 몰랐다

 

그때 나는
어머니가 아파서 그러신 줄 몰랐다.

그저
생트집을 잡으신다고 생각했다.

그래서 더 속상했고
마음이 힘들었다.

 

■ 손주들의 선물

 

손주들이
할머니 생신 선물로 속옷을 준비했다.

그런데 그것마저
마음에 들지 않으셨다.

 

■ 또 한 번의 서운함

 

“너네는 예쁜 거 입으면서
나는 왜 이렇게 큰 거에
아무 무늬도 없는 걸 사주냐.”

또다시 화를 내셨다.

그날은
무슨 말을 해도
풀리지 않는 날 같았다.

 

■ 분위기를 바꾼 순간

 

보다 못한 아들들이
노래를 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.

그제야
어머니의 표정이 조금씩 풀렸다.

 

■ 그리고 시작된 노래

 

어머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다.

“낙동강 푸른 물에…”

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
옛날 노래들을 줄줄 부르셨다.

 

■ 그때도 몰랐다

 

그 모습을 보면서
나는 생각했다.

“이렇게 또렷하신데 괜찮은 거 아닌가…”

 

■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

 

하지만 나중에 알았다.

  • 최근 일은 잘 잊어버리고
  • 오래된 기억은 또렷하게 남는다는 것

그날의 모든 상황이
이미 증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신호였다.

 

■ 뒤늦은 후회

 

지금 생각하면
그날 어머니의 말과 행동은
모두 이유가 있었다.

나는 그걸 몰랐다.

그래서
그저 속상해하기만 했다.

 

■ 우리가 놓치는 순간

 

부모님의 변화는
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.

이렇게
작은 사건들 속에서
조금씩 드러난다.

생신날, 어머니는 왜 화를 내셨을까

■ 남겨진 기억

 

그날은
힘들었던 하루였지만

지금은
이해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
더 마음에 남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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