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반응형

전체 글

(20)
사라진 30만원 — 그날 처음 이상함을 느꼈다 (10) 사라진 30만 원으로 처음 이상함을 느꼈다 (그날은 내가 셜록 홈스가 된 날이기도 하다) 그날까지는 정말 평온했다.어머니와의 생활도 안정됐고, 나도 마음을 놓고 있었다.약도 잘 챙겨 드렸고당뇨가 있으시니까 식단도 신경 썼다.현미잡곡밥, 단백질 반찬, 생선이나 고기류까지 나름 균형 맞춰 드렸다.이제는 괜찮겠지 싶었다.그런데 방심은 늘 그때 찾아온다. 옷장이 뒤집혀 있던 날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방 안이 어딘가 이상했다.어머니 옷장 옷이 전부 밖으로 나와 있었다.순간 심장이 덜컥했다.“어머니 뭐 찾으세요?”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.“아침에 돈 30만원 있었는데 없어졌다.”말투는 평온했지만그 말은 평온하지 않았다. 이상한 직감 나는 방을 천천히 둘러봤다.문갑 위 바구니가..
시어머니가 나를 “뚱빠리”라 부르던 날(9) 지나고 보니 어머니는 어느 순간부터당신 감정을 숨기지 않으셨다. 아이들이 마음속 생각을 그대로 말하듯어머니도 그렇게 변해가고 계셨다.어느 날 부부 계모임이 있어저녁을 일찍 차려 드리고 남편이랑 나가려는데마당으로 내려서는 우리를 부르셨다.“야야, 아바이야.”남편을 부르더니 나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.“너는 저 뚱빠리를 꼭 데려가야 하니?너나 갔다 오지 왜 같이 가니?”순간 정적.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.질투였는지아이들과 있는 게 싫으셔서였는지지금도 이유는 모르겠다.나는 그냥 웃었다.“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.”그게 다였다. 가위로 자를 기세였다.며칠 뒤였다.외출하려고 옷을 입고 나가려는데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.돌아보니어머니가 가위를 들고 서 계셨다.“어머니 왜 그러세요?”어머니가 내 바지를 가리키..
“엄마가 분명 벗었다고 했어요”(8) 한우 먹으러 가다늦가을이었는지, 이른 봄이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기가 차지도 덥지도 않던 날이었다.우리 가족은 근처에서 한우 축제를 한다기에 다 같이 가기로 했다.아들이 둘이라 먹는 양이 많아 평소엔 삼겹살을 먹었지만, 어머니는 돼지고기를 안 드셨다.그래서 이번만큼은 큰맘 먹고 소고기를 먹으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.그날 아침이었다.출발 시간이 지났는데 어머니가 안 보였다.아침도 못 먹은 채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어머니가 들어오셨다.“어디 다녀오셨어요?”“미장원.”순간 우리는 모두 어머니를 쳐다봤다.머리는 십 년은 젊어 보이게 굵은 펌이 들어가 있었고 손톱에는 분홍색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.경로당 친구들이 “아들네 가족이랑 나들이 갈 때 꾀죄죄하면 안 데려간다” 했다고 했다. 그래서 꾸미..

반응형